번잡한 이케부쿠로역에서 불과 한 정거장 떨어진 시이나마치역.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통역과와 일본어과가 위치한 세이부이케부쿠로선인 시이나마치역은 십수년 전부터 전혀 새로워진게 없는 허름한 전철역의 모습 그대로였다.
돈도 많다는 세이부그룹에서 돈을 안쓰다니....

시이나마치역에서 도보로 6분 정도 걸리는 일본외국어전문학교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학교에 도착했다.
사실 학교 측에 미리 방문일정을 알리고 가는게 예의이지만 다른 학교의 방문일정이 변경되어 10월학기가 개강한지 불과 하루 지난 바쁜 시기에 무작정 향한 발걸음 이었다.

잘 정돈된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은 일본외국어전문학교의 입구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한 여성.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에서나 봄직한 주임선생님(?) 학생들의 등교를 재촉하는 직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침 9시가 다가오자 학생들이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뛰어오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학교 직원이 학생들에게 목걸이로 된 학생증을 걸도록 등교하도록 지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직 신학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매일 매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는 몰라도 15년간 방문해 본 일본어학교, 전문학교에서 처음 본 모습이었다.

일본어과 매니저인 가토선생님의 안내로 오랫만에 다시금 학교를 견학할 수 있었다.
(참고적 갑작스런 방문에도 친절하게 대해 주신 직원분들에게 감사할 따름.)
 1교시 수업이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조용조용 창문을 통해서 학생들의 수업을 훔쳐볼 수 있었다.
오늘은 교과서를 처음 받은 듯 책상 위에 책들을 수북히 쌓아놓고 진지하게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학생들.

컴퓨터실, 시청각실, 휴게실, 탁 트인 강의실 역시 전문학교라 시설이 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가에 자리잡은 학교라 차량으로 인한 소음도 전혀 느낄 수 없는 학교가 사실 더 마음에 들었다.
일부 일본어학교는 자신들의 학교가 신주쿠 등의 중심지에 있다는 사실만 부각하지 실제로 강의실에 들어가 보면 자동차가 끊이없이 지나가면서 내는 소음, 전철 선로와 가까운지 전철이 지날 때마다 선생님의 강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학교 (적응기간이 1주일이라는 학교 측의 설명에 쓴웃음을 진 기억이 새록새록)도 봐온터라 쾌적한 환경을 우선 시 해 온  도꼬모에게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학교였다.

일본외국어전문학교의 특징 중의 하나는 누가뭐래도 일한통역과일 것이다.
일한통역과 중 가장 오래된 전통을 지닌 학교로 그 동안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배출했다고 한다.
사실 도꼬모유학을 통해서 일본외국어전문학교에서 1년간 공부하고 호주에서 영어연수를 마치고 공부한 학생이 동시통역사로 일하는 분이 있으니 학교 측의 설명에 절로 수긍을 했다.

현재 통역과에는 160명의 학생이 동시통역을 공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일한통역과 학생이 100명, 일중통역과 학생이 60명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현업에서 관광가이드 또는 통역업을 하는 한국인들이 일본의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해 일본에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니 한일 양국의 라이센스로 무장한 이들을 당할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2004년에 일본의 통역시험이 변경되어 어학시험과 인터뷰 시험에서 매년 20명 정도 합격한다고 한다.
다만, 일본지리, 일본역사, 산업, 경제, 정치, 문화를 다루는 일반상식 시험에서는 아무래도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다소 어려워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