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 나의 유학기]
어디로 갈까?
가깝다!
언제든지 한국에 너무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하루 만에도 올 수 있다. 유학을 결정하면서 한국으로 돌아 올 일을 생각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상하기도 하지만,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힘든 일도 있을 것이고, 우울증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 너무 힘들고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을 때 정말 그 날이라도 우리 나라로 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비행기표가 비교적 가장 싼 나라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했다.
싸다!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었던 나로서는 ‘싸다’는 것 역시 최고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처음의 나를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본은 매우 비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과연 그렇다면 무엇이 구체적으로 싸다는 것일까?
첫째, 학비가 싸다.
한국대학 수준이다! 일본의 학비는 물론 환율에 따라서 차이는 생기겠지만, 국립 대학의 경우, 우리 나라의 사립대학보다 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학년 수업료가 약 53만엔 정도로, 그것도 감면이나 면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문계 사립의 경우에도, 약 70~80만엔 정도로, 한국 사립대학 중에 조금 비싼 대학을 생각하면 그다지 심하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수준이었다. 또, 사립대학의 수업료는 보통 30퍼센트까지 감면 해 준다고 한다.
둘째,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
일본은 학기 중 일주일 28시간까지 법적으로 유학생의 아르바이트를 허용하고 있다. 일본 아르바이트의 시급이 평균 1000엔인 점(도쿄의 경우, 최저 임금이 800엔대-2011년 현재-이지만, 1000엔 이상 주는 곳도 가끔 있기 때문에 계산하기 쉽게)을 생각했을 때, 4주간 112000엔의 수입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수입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 아르바이트도 가능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과외를 계속 해 왔기 때문에 과외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일본에는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게 어렵다면 한류로 인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일본 사람들을 가르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일반 아르바이트 보다는 과외의 수입이 많을 것이고, 그렇다면 한국에서 내가 지금까지 생활해 왔던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일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쉽게 적응을 해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장학금이 많다.
일본은 학비 감면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이 많아서 장학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또 나에게 아주 중요한 점으로 다가왔던 것은, 일본에서는 일단 입다물고 있으면 외국인인 사실을 모를 것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우리 나라 사람 눈에는 한국인이나 일본인, 중국인을 한 눈에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 일본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나는 매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민감한 편이다.
유럽 여행을 가면, 시골일수록 동양인들을 보면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항상 나의 ‘존재 자체’로 사람들의 눈을 집중시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나의 일본어 실력은? 바닥에 가까웠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에서 조금 공부 한 후, 벌써 5년 넘게 지났다.
일본어는 물론 다 잊어버린 상태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도, 복합 동사가 나온 다음부터는 공부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바닥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당한 표현이었다. 할 수 있는 말은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말 할 수 있는, ‘오하요, 아리가또, 곤니찌와 오겡끼데스까’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가 실제로 일본에 가서, 보통 일본 유학의 흐름인 ‘어학연수 1년-대학 진학’에 맞춰서 공부하고 준비한다고 해도, 바닥인 내 일본어 실력으로 사실상 반년 정도(보통 4월에 일본어 학교 수업이 시작되어서 일본 유학 시험은 6월과 11월에 있고, 대학교 입시는 9월 정도에 시작된다)의 공부를 통해서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할까.
이 점 역시 매우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유학 자체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다른 외부적인 문제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해서 될 수 있는 것은 무슨 일이든, 어떤 노력이든 기울인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일본어에 대한 걱정은 나 자신을 믿고 미뤄 두기로 했다. 우선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장점들이 있으니까, 유학에 심하게 반대하고 있는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윤쌤 약력 : ABK일본어학교 졸업 → 동경대학 졸업 → 현재 동경대학대학원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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